1. 독일 입국 (2020.07.10)
드디어 독일에 입국 했다(ㅠㅠ…!! 감개무량). 원래 4/17에 입국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약 3개월이 미뤄졌다. 3월 말, 4월 초 쯤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4/15부터 EU에서 입국 제한을 시작해, 한국인의 독일 무비자 입국이 불가능했다. 한달씩 입국 제한을 연장해서 5/15에는 들어가겠지, 6/15에는 들어가겠지하며, 매달 15일이 다가올 때는 출국을 앞둔 붕뜬 마음으로 지냈다.
그리고 7월 1일, EU에서 입국 제한을 완화했다. 독일은 ‘한국에서 독일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경우’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쉥겐 협약 재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 조건 없는 무비자 입국은 결국 불가능했다.
하지만 7월 1일 이후로, 독일에서 받아주는 ‘조건부’ 무비자 입국의 가능성이 확대되었다. 나는 프랑크푸르트 공항 경찰에 업무 계약서를 보내, 업무를 위한 입국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공항 경찰에서는 회사에서 작성한 job description을 보내달라고 했다. 내가 원격으로 일할 수 없고, 꼭 독일에 들어와서 일해야 함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최종적으로 근무 계약서와 JD(근무 내용 및 내가 왜 현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는지가 서술되어 있음)로 입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답변은 “너가 입국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종적인 입국 허가는 공항에서 입국 심사 시 이루어지며, 이 이메일이 너의 입국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라는 내용이었다.

답변을 받은 후 7/10으로 비행 일정을 확정했다. 해당 이메일과 증빙 서류(계약서, JD)를 출력해서 준비해갔다. 인천공항 아시아나 카운터에서 체크인 할 때, ‘입국 조건 불충분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송환되어도 이를 책임지겠다’는 서명을 했다. 독일 공항에서 입국 심사할 때 준비한 서류를 보여주었고, 몇가지 질문(뭐하러 왔냐, 어디에서 머물거냐, 얼마나 있을거냐 등)에 대답한 후 입국 할 수 있었다.
기타 잡담
- IT 관련 직종이어서 다른 직군보다는 빠르게 입국할 수 있었던것 같다. 업무로 인한 예외는 의료, 농업 및 운송, 외교 등 필수 직군 다음으로 IT에 적용되었다.
- 이민 가방에 빈틈 없이 짐을 채웠더니 가방 무게가 36kg가 나왔다. 수하물로 보낼 수 있는 가방 1개의 최대 무게는 32kg였다. 공항에서 (또…) 가방을 열었다. ‘공항에서 캐리어 하나 사서 가방 하나 더 보내지 뭐.’ 했는데 하필 여행 용품 파는 섹션이 수리중이었다… 마침 양양에서 여행을 마친 후 공항에 배웅 나온 L의 기내용 캐리어를 뺏어서 짐을 보냈다.
- 비행기 탑승객이 50명? 내외였던듯 하다. 양옆과 뒤가 모두 빈 비행기에서 편하게 늑대의 유혹을 봤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학원 폭력물이지만 강동원이 잘생겼다.
2. 안멜둥 (2020.07.20)
시청(Rathuas)에 가서 안멜둥을 했다!! 11:20 예약이었고, 십분쯤 전에 도착했다. 예약은 회사 K대리님이 해주셨고, 시청에는 상무님, K대리님, 이번에 같이 입사한 P씨와 함께 갔다. 시청 1층에서 안멜둥을 하러 왔다고 했더니 2층으로 안내해 주었다. 안멜둥을 하는 부서에서 대기 번호를 받고 잠시 기다렸다가 순서가 되어 담당자에게 갔다.
아래가 안멜둥 완료 서류이다. 입주 날짜(Einzug am), 주소, 이름과 생일이 기입된다. 내가 받은 서류에는 이정도의 정보만 있는데, 시스템에 등록되는 정보는 더 많다(태어난 도시, 여권 번호, 키, 눈 색깔 등). 대부분 정보는 안멜둥 예약 잡을때 입력해서 제출하는 것 같았다(예약을 내가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내가 한거라고는 가서 여권을 내민것 뿐…).
안멜둥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집 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 서류를 K대리님이 준비해오셨다.
안멜둥을 하고나니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뻤다. 아직 비자 신청도 해야하고, 면허증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 할게 무지무지 많이 남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독일에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3. 거주허가 (블루카드) 수령 – 11 Januar, 2021
대리님한테 카톡이 와있었다. 왠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카톡을 열어보니 드디어 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블루카드로 나왔다. 학과 이름이 인정이 안돼서 블루카드 말고 일반 비자로 받아야할것 같다는 얘기를 나눈게 두어달 전이었다. 사실 블루카드던 일반 비자던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기뻤다. 우선은 비자가 나왔다는 게 너무 너무 기뻤다. 하루 종일 들뜬 마음으로 일을 하다가 집에 왔다. 케이크가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합법적 독일 거주자 & 노동자이다.

4. 움멜둥 – 26 Januar, 2021
이사 온 동네로 거주지 등록을 마쳤다 🙂 홍홍
5. Ausländerakte 거주 허가증(카드) 신청 (2021.02.19)
며칠 전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 이전에 거주 등록이 되어있던 동네에서 비자 카드 신청이 안되었고, 너가 새로 거주등록한 동네의 관할 주민센터로 서류가 넘어 왔으니 방문해서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다. 이게 왠걸. 이렇게 빨리 받게 되다니. 나보다 몇 달 일찍 비자를 받은 직장 동료도 아직 카드는 못 받았다기에 한참 걸릴줄 알고 잊고있으려고 했는데. 그리고 내가 닦달하기 전에 먼저 연락오는 관청이라니. 전에 없던 일이다.
Sehr geehrte Frau ... , Ihre Ausländerakte wurde uns von der Ausländerbehörde des Hochtaunuskreises übersandt. Sie hatten dort die Erteilung einer Aufenthaltserlaubnis beantragt. Diese konnte aber bisher nicht bestellt werden. Wir bitten Sie mit unserer Behörde telefonisch oder per Mail einen Termin zu vereinbaren, damit die Aufenthaltserlaubnis bestellt werden kann. Über eine umgehende Erledigung würden wir uns freuen.
그래서 바로 테어민을 잡고 Alzey Kreisverwaltung에 가서 Ausländerakte를 신청하고 왔다. 원래 홈 오피스 안 되는데 팀장님께 이러저러해서 집에서 근무하다가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더니 대수롭지 않게 홈오피스를 허락하셨다. 그래서 집에서 근무하다가 잠시 자리비우고 다녀왔다.
내 얕은 독일어 때문에 또 사무실에 들어가기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지문 찍을거라고 얘기를 들었어서 약지가 독일어로 뭔지 검색도 해봤다. 영어로도 뭔지 몰라서 검지를 영어로 찾고 영어를 독일어로 검색했다. 영어로는 index finger, 독일어로는 zeigefinger였다. 지문 찍으라고 할 때 zeigefinger라고 얘기하는거 덕분에 쏙 알아들었다.
소통도 어려움 없고 왠일로 잘 풀리나 했는데, 카드 신청비가 100유로니 기계에 가서 정산하고 오란다. 응~ 카드 되는거 확인했어~ 하며 결제하러 나갔는데 EC카드만 결제가 가능했다^^! 그놈의 EC카드… 휴. N26 체크카드, 한국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모두 다 집어넣어 보았지만 야속하게도 모두 뱉어냈다. 현금은 30유로밖에 없었다. 흑흑…. 부랴부랴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짧은 독일어로 Automat 있냐고 물어봤는데 의사소통이 꼬였다. 나는 돈 인출할수 있는 ATM을 의미한건데 담당자는 결제하는 기계를 말하며, 밖에 있다고 얘기한듯 하다. 결국 담당자에게 돈 뽑아오겠다는 말도 못하고 차 끌고 근처 은행을 찾아 갔다. 첫번째 찾아간 은행은 자리를 이전해서 없었고, 마음이 바빠져서 주차하다가 벽을 살짝 콩 박았지만 차는 다행이 멀쩡했다. 두번째 은행에서 무사히 돈을 인출해서 결제를 하고 신청을 완료했다.
신청 잘 마치고 맥도날드 가서 햄버거 테이크아웃 해왔다. L이 저번에 한 번 먹고 반한 홈메이드 크리스피 치킨 버거로 오늘은 나도 L도 각자 하나씩. 카드 신청하면서 후달거렸던 내 영혼을 위해서 1유로짜리 소프트콘도 먹었다.
독일에 온 이후로는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면 친절을 받은 후에도 집오는 내내 ‘그 사람 참 친절했지, 너무 좋더라’ 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아주 작은 친절도 크게 다가온다. 아무래도 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움츠러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딱딱한 표정과 말투로 업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기 때문이다. 오늘 카드 신청을 마치고, 차에 돌아와 맥도날드로 운전하는 동안 오늘 카드 신청을 도와주신 Herr Krämer에 대해 얘기했다. 내가 단어만 떠듬떠듬 문법 다 틀리며 말해도 말을 끊지 않고 천천히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러고는 어떻게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끄덕이고 대답해주셨다. 은행 다녀온다는 말도 없이 자리를 20분 가량 비웠는데 돌아오니 문서를 다 준비해주시고, 친절한 미소와 함께 3주 후쯤 편지 받으면 테어민 또 잡으라고 설명해주셨다. 내가 또 떠듬떠듬 ich eine breif bekommen dann eine Termin machen für Karte…? 이딴 식으로 확인차 물었는데 맞다고 또 인자하게 끄덕끄덕 해주셨다. Auf Widersehen!도 해주셨다. 블루카드 자격 요건 연봉이 2021년에 올라서 내 연봉이 약간 모자랐다.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면서 연봉이 이만큼인데 너건 이만큼이다, 혹시 연봉이 올해 올랐냐를 물어봤다. 내가 또 거지같은 내 독일어로 20,,,21,,? 20,,20,,? (2021 숫자 다 말하지도 못했다. 사실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의문)하며 쳐다 봤더니 작년 기준 연봉을 검색했다. 내 비자는 작년 기준에는 부합하고 작년에 신청해서 받은거니 괜찮겠다. 하면서 넘어가줬다. 똑같은 상황에서 ‘넌 기준 미달이야, 난 카드 못줘, 돌아가!’ 라고 말했을 것 같은 동네 우체국 아줌마의 표정이 떠오른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나에게 설명을 해주고,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억울하지 않은 조치를 취해 준 헤어 크래머 덕분에 기분 좋게 오늘의 독일 정착기 글을 쓴다.

6. 자동차 등록하기(5 März, 2021)
드디어 구매한 자동차를 등록하고 번호판을 받아 왔다.

작년 9월에 중고차를 계약하고 여지껏 차를 데려오지 못 했다. 비자가 나와야 지금 주소지로 움멜둥을 하고 관할 지역에 차량을 등록할 수 있는데, 비자가 1월에서야 나왔다. 비자를 받고 바로 자동차를 판매하신 사장님한테 갔는데 Fahrzeugschein을 분실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등록을 또 못했다. Fahrzeugschein 재발급을 위해서 쭐라슝 테어민을 잡았는데 테어민 이틀 전 테어민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나중에 들어보니 직원들 중 코로나 감염자가 나와서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테어민을 잡아 쭐라슝을 방문해 Fahrzeuhschein을 분실했고, 확인을 받았으니 새로이 발급해주어도 된다는 서류를 받았다. 그게 2월 말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드디어 모든 서류가 준비되었고, 이번주 금요일 내가 사는 Alzey의 쭐라슝에 다녀왔다.
10시 20분 테어민이어서 10시쯤 쭐라슝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기다리고 있었다. 20분에 한번 씩 담당자가 나와서 예약자 이름을 부르면, 호명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었다. 쭐라슝 가는거니까 깔끔하게 입어야지 하며 자켓을 입고갔는데(깔끔하게 입을 필요 전혀 없지만 왠지 그러면 조금 더 이해해주고 인내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았다…) 날이 너무 추웠다. 차에 들어가 앉아있다가 시간에 맞춰 다시 입구에서 기다렸다.
안에 들어가서 번호표를 뽑았다. 내 번호가 될 때 까지 기다리며 ‘죄송해요, 나는 독일어를 잘 못해요. 조금만 천천히 말해주세요’를 입에서 중얼중얼 연습했다. 내 차례가 되었다. 할로 인사를 하고나서 바로 연습한 문장을 말했다. 그렇지만 담당자는 들은둥 만둥한 심드렁한 표정으로 엄청나게 말을 빨리했다. 접수하는 동안 뭐가 필요하다고 하는건지, 무슨 질문을 하는건지 알아들으려고 온 신경이 곤두섰고 잔뜩 긴장했다. 다행이 준비한 서류를 모두 내밀고, 간간히 하는 질문을 겨우겨우 알아 들어서 필요한 대답을 했다.
서류 등록이 끝나고 Automat에서 결제하는 카드와 자동차 번호판을 만들 수 있는 종이를 받았다. 근처에 있는 번호판 만드는 가게에서 번호판을 만들었다. 눈앞에서 번호판이 바로 만들어지는 게 신기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사장님이 반만 만들어진 내 자동차 번호판을 들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번호판을 받았을 때는 너무너무 기뻤다. 이것을 받기까지가 이렇게 길고 어려웠다니!!
다시 돌아가서 번호판과 Automat에서 결제한 영수증을 제출했다. 번호판에 Tüv를 받아야하는 날짜를 찍어주었고, 2장의 등록증(Fahrzeugschein-Teil1, Fahrzeugbreif-Teil2) 를 받았다.
내 예약보다 20분 뒤의 예약을 잡은 L이 번호표를 받고 대기석에 앉아있었다. L와 나는 오늘 운전면허 교환도 신청할 예정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운전 면허 교환은 신청하지 못했다. KFZ-Zulassung에는 Zulassung과 Führerscheinstelle 두 부서가 있었는데, 운전 면허 교환은 Führerscheinstelle에 가서 해야하는 것이었다. L과 나는 Zulassung에 가서 운전 면허를 교환해달라고 얘기한것이었다. 다행이 L을 담당해주신 분이 L 서류를 보지마자 ‘어? 너 잘못온것 같은데?’ 하면서 담당 부서에 전화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Führerscheinstelle에 가서 다음 테어민 날짜를 다시 잡고 나왔다.
자동차 등록을 모두 마치고 차에 돌아왔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지치고 혼이 빠져나가버릴것만 같았다. 맥도날드에 들러 소프트 콘과 점심에 먹을 햄버거를 샀다. 소프트 콘을 먹으면서 잔뜩 날세워진 뇌와 근육에 당분을 공급해주었다. 집에가서 햄버거 먹고 낮잠 자다가 회사 차 청소하고 내 차를 가지러 갔다. 드디어 내 폭스에 내 번호판을 달았다! 🙂

7. 한국 면허증을 독일 면허증으로 교환하기 (16 März, 2021)
또 다시 Alzey Kfz-Zulassung에 갔다. 이번에는 Führerscheinstelle로 잘 찾아갔다. 저번에 테어민 잡아준 분이 담당해주실 줄 알았는데, 다른 담당자가 맞이해줬다. 준비해온 서류를 모두 내밀었다(서류 중에는 번역 공증을 받은 운전면허 번역본이 포함되어 있다. 번역 공증을 받으러 저번달에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 다녀왔다).
서류를 모두 체크하시더니 운전면허 Class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한국 운전면허에는 1종, 2종으로 표기가 되어있는데 독일 운전면허로 B 클래스인지, 무슨 클래스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류 한 장을 건내면서 Fahrschule(운전 면허 학원)에서 시험을 보고, 도장을 받아 오라고 했다. 그 때부터 또 뇌가 핑핑 회전하고 온 몸의 근육이 잔뜩 긴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분명 별도의 시험 없이 교환이 가능한 나라였다. 서류도 출력해갔다. 출력해간 서류를 보여주었더니 구글에서 검색한 자료는 맞지 않다고, 시험을 봐야한다고 했다. 민주님과 민우님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하려고 했지만 두 분 다 받지를 않으셨다. 다시 차분히 앉아서 출력해온 자료의 조항(Anlage 11)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담당자가 Anlage 11이라는 말을 듣더니, 동료에게 무엇을 물어보며 서랍에서 작은 책자를 꺼냈다. 동료도 책자를 꺼내서 내용을 살폈다. 한국이 조항 안에 포함되는 국가인지 찾아보는것 같았다. Korea를 바로 찾지 못해 1~2분 샅샅이 살폈는데, Republik Korea를 드디어 찾았다. 짧은 시간 사이에 마음이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자기가 몰랐다며 사과하는 담당자에게 괜찮다, 다 괜찮다! 하면서 danke를 외쳤다. 운전 면허 학원에 가서 도장을 받아오라던 서류를 다시 가져가더니 도장 받는 칸에 X차를 쫙쫙 그어주었다. 그리고 그 서류에 서명을 했고, 클래스 B로 운전면허 신청이 되었다(한국은 Anlage 11에 따라 클래스 B로 교환된다고 한다). 발급까지는 3주가 걸릴거라고, 집으로 등록이 완료되었다는 편지가 오면 다시 테어민을 잡고 운전 면허를 받으러 오라고 담당자가 안내해 주었다. 신청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행이다’와 ‘잘했다’라고 서로에게 얘기했다. 이로써 우리의 to do list에 있는, 독일에서 필요한 모든 서류 신청을 마쳤다! 비록 L의 비자 만료기간이 벌써 얼마 남지 않아 다시 신청해야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독일에서 할 것은 잘 살아보기만 남은 기분이었다.
독일 정착기 끝.